Jinhyuk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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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2018-02-28

이런 긴 책을 읽어내고 나면, 연말 방송국 시상식 무대에 오른 것 처럼 무언가 길게 소감을 말해야 할 것만 같은 심정이 된다. 그 동안 굵은 두께에 반해 읽다 포기한 고전과 명저들이 한 두권인가! 이 자리를 빌어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서도 읽을 수 있게 도와준 리디북스 페이퍼 라이트에게 큰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앞으로 많은 책들을 함께하길 바란다.

시간관리에 엄격한 빌 게이츠가 시간을 들일만 했다고 할 정도로 극찬했따는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실제 통계와 연구로 확인해볼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저자는 사람들의 통념과는 다르게 세상이 훨씬 비폭력적으로 변해왔다는 주장을 끔찍한 폭력의 묘사와 큼직한 그래프의 나열로 뒷받침한다. 책에 따르면 우리가 현재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폭력이 인류가 정착한 후에도 꾸준히 벌어져왔으며, 도저히 입에 답기도 어려운 그런 폭력들이 현재에 와서는 모두 사라지고 훨씬 더 평화로운 세상이 되었다고 말이다. 인간은 원래 선한 천사와 폭력적인 악마가 모두 존재하며, 둘 중 선한 천사가 이기게 된 까닭은 계몽주의를 기반으로 한 리바이어던의 등장, 상업의 발달, 여성화, 공감 범위의 확장, 이성의 진보 등이 오랜 세월을 거쳐 뒷받침되었기 때문인 것이다.

책을 읽고 나면 마치 이제 더 이상 폭력은 이 세상 이야기가 아닌 것도 같지만, 여전히 폭력은 우리 곁에 있으며 지금도 어디선가 고통받고 있다. 우리가 이 책에서 꺠달아야 할 것은 폭력의 그래프가 얼마나 통계적으로 의미있는지 알게되는 것 만큼이나 어떻게하면 폭력이 남아있는 곳에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들에게 우군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