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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을 다 읽고 나면, 내가 문장으로 풀어내지 못한 감정들이 궁금해 검색을 해 본다. 검색 결과를 헤집다보면 시나브로 남의 문장들이 내 마음속에 들어와 자리잡는다. 그러고나면 더 이상 내 감정을 술술 풀어내지 못하고 남의 글자들을 베껴내는 것이다. 그러고싶지 않아 한 권 한 권 읽고 나면 되도 않는 짧은 글쓰기를 해본다.
한 달 전쯤 먹먹하게 읽었던 [바깥은 여름]의 김애란 작가의 이름과 표지를 약간 남기고 메운 하늘에 동동 떠있는 파스텔톤 풍선들에 끌려 중고 책방에서 집어온 [두근두근 내 인생]. 마냥 파스텔톤만은 아니었지만 그 소설을 읽는 내 마음은 팽팽한 줄에 묶여 바람에 따라 오르락 내리락, 가볍게 혹은 격렬하게 유영하는 풍선같았다. 최근작인 [바깥은 여름]이 유독 작가의 유쾌함이 줄어든 작품이라고 하니, 이 소설을 처음 접했더라면 오히려 놀랐을까 싶기도 했다.
속에 검정치마의 곡 [Antifreeze]가 나와 반가웠다. 정말로 얼어붙지 않고 바닷속의 모래까지 녹일 것 같은, 그런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