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nhyuk Kim

오베라는 남자

스웨덴의 한 주택 단지에 오랫동안 살아온 동네 터줏대감 주인공 오베는 아내 소냐를 잃고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새로 이사 온 이상해보이는 가족과 어딘가 모자라 골치아픈 이웃들 덕분에 번번히 실패하고 만다. 하늘에서 기다리고 있을 아내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오베는 사랑하는 그녀와의 만남을 미루고 맘에 들지 않는 골칫덩이 이웃들의 문제들을 하나 둘 해결해나간다. 어느 동네에나 있을 법한 까칠하고 고지식한, 정의감에 불타올라 주위 사람들마저 태워버릴것만 같은 고집쟁이 할아버지 오베가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란에서 온 이민자도, 집안에만 처박힌 뚱보도, 아버지에게 비밀인 게이도 오베는 이해하지 않지만 곤경에 빠지도록 내버려두는 법이 없다. 그는 이해한다는 말보단 문제가 있으면 도와주는 행동이 앞선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결코 어느 동네에나 있을리가 없다. 아버지가 물려준 무채색 삶을 살던 오베가 화려한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소냐를 만나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이야기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나니 한층 더 아름다워보였다. 나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을 돕는,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진심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