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nhyuk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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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2018-07-06

소설가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인터넷에서 우연히 해당 작가에 대한 소개 - 천재적 재능, 이른 나이의 자살 등 - 에 홀려 책을 구입했다. 제목도 한 몫 거들었다. 과연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그 일은 무엇일까. 작가의 에세이집인 이 책은 첫 에세이부터 강렬하게 다가온다. 작가가 잡지에 글을 쓰기 위해 카리브 해를 운항하는 크루즈 선을 타보고 쓴 책의 제목과 같은 제목을 가진 에세이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크루즈 선을 타고 돌아다니는 기간 내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뛰어난 글솜씨로 지어낸 이 에세이는, 내가 읽었던 다른 어떤 글보다도 강렬하고 생생하게 나를 끌어당겼다. 길고 많은 주석에 압도당하기는 했지만, 다 읽어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으로 차근차근히 읽어나갈 가치가 있었다. 사실 첫 에세이 이후의 글들은 영문법적 지식이 풍부하다든가, 작가가 되는 과정에 대해 고민해본다든가 하는 예습이 필요한 글들이었다. 그가 소설가로써 또 현대 미국의 지식인으로써 가진 풍부한 배경지식은 나의 배경지식과 공유하는 교집합이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에세이를 통틀어 작가가 보여주는 해당 주제에 대한 열정과 고민은 내가 나의 전문 분야에서 보여주어야 하는 그것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