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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위대함.
명절 연휴를 맞아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고른 책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다 같이 레이저 포인터로 달을 겨냥하면’, ‘70억 명이 다 함께 점프하면’과 같은 흡사 인터넷에서도 무시당할 것 같은 가벼운 질문들에 대한 저자의 답변은 결코 가볍지 않다. 저자 랜들 먼로는 얼토당토 않은 질문을 기반으로 쌓을 수 있는 논리의 탑의 꼭대기까지 독자들을 데리고 간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그의 웹툰 xkcd의 유쾌한 분위기는 유지하되, 답변을 위해 가정을 세우고 그 위에 과학적인 지식으로 쌓아나가는 논리는 여느 과학 교과서보다도 진지해보인다.
책을 읽다 보면 작가가 가진 과학적인 논리 전개나 추상화 능력도 몹시 흥미롭고 대단하지만, 그가 답하는 엉뚱한 질문은 과연 어디서 왔을까하는 생각이 더욱 커진다. 창의적이라기엔 조금은 멍청해보이는 이런 질문의 대부분은 결국 멍청하고 쓸데없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다만 그 중에 일부분만은, 수많은 똑똑해보이고 탄탄해보이는 질문이 다가가고 넘을 수 없는 사고의 벽을 넘고 깨뜨릴 시대의 질문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 주위엔 늘 평범한 질문에 대한 좋은 답변이 존재한다. 좋은 답변이 아닌 훌륭한 답변을 하기 위해서, 훌륭한 답변을 하기 위한 노력만큼 훌륭한 질문을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